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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5 수선화에게 by 스카리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정호승.

뜯겨진 수첩에 연필로 씌여져 있던 같은 시인의 다른 시가 잊혀지지 않는다.
꽤나 오래전 일인데도, 딱 한번 읽었던 시였는데도, 지금도 외울 수 있다.
그래서 익숙한 시인 정호승.

오늘 우연히 그 시인의 또 다른 시를 읽었다. 수선화에게.

이 시인은 시공을 초월해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처음엔 그냥 분위기가 같을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로 옮겨놓았고,
오늘에서야 나는 그 시를 제대로 읽게 되었다.

외롭지 않다.

Posted by 스카리

2010/01/15 13:14 2010/01/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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